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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STORY






  • 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겨자장(芥子醬)
  • jyfood
  • 작성일 : 2014-07-23 17:03:21

    임원십육지에 천연향신료와 관련한 양념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에 따르면 양념이란 맛을 내는 것인데 매운 것으로서 위를 열고, 단 것으로 입을 즐겁게 하며, 향기로운 것으로 나쁜 냄새를 없애고, 취기있는 것으로 양기를 돋우니 대체로 모든 음식에 빠질 수 없는 것이라고 돼 있다.

    우리음식에는 음식의 간을 맞추는 데 콩을 주재료로 만든 장류인 간장, 된장이 주로 쓰이나 자극성 있는 천연 향신료의 맛을 더해주는 독특한 장인 겨자장(芥子醬)이 있다.

    겨자는 따뜻한 물에 개어서 따뜻한 곳에 두어 발효시키면 톡 쏘는 자극적인 맛을 낸다. 겨자의 코를 찌르는 듯한, 자극적이고 매운 맛성분은 시니그린(sinigrin) 성분 때문이며 타액의 분비와 디아스타아제의 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기록에는 겨자 만드는 법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우선 노란 겨자에 흰쌀을 넣어 곱게 가루내어 체에 쳐 찌꺼기를 버리고 사기그릇에 담아 냉수에 되게 갠다. 이 상태로 쓰면 매운 맛이 강한데 맛을 순하게 하려면 고운 헝겊에 받쳐서 꿀이나 참깨즙을 약간 치면 독한 것이 조금 덜해진다고 돼 있다.

    겨자는 육류, 생선, 술, 식초와 잘 맞는 천연향신료다. 겨자가 들어가는 대표적인 우리 음식으로 여러 가지 채소, 버섯, 전복, 편육, 해물 등을 각각 손질하여 일정한 크기로 잘라 겨자장에 무쳐낸 냉채인 겨자채가 있다. 겨자장에는 연유를 넣기도 한다. 겨자채는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 연회음식 350여 가지가 기록된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나온다. 겨자채에 들어가는 재료는 계절이나 입맛에 따라 변화하여 예전에는 가을, 겨울에는 햇밤, 배를 넣고 여름에는 토당귀잎을 넣는다. 겨자장에 닭국물, 잣즙, 깨즙 등을 넣으면 매콤하고 고소한 맛을 내기도 한다.

    또한 밀쌈에 각종 고기, 채소, 버섯, 달걀채 등으로 구성된 우리 전통음식인 구절판의 양념장에 겨자장이 들어간다. 각종 생선회, 냉면, 메밀국수에도 겨자는 빠지지 않는 양념장이다.

    서양의 겨자는 기름을 짜낸 부산물로 만들어 매운맛이 덜하고 질이 쉽게 변하지 않아,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서양식 겨자를 사용하며, 사용하기 편한 튜브식 연겨자도 많이 쓰인다. 더운 여름철에 매콤한 겨자장을 곁들여서 잃어가는 입맛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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