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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STORY






  • 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어선 (魚膳)
  • jyfood
  • 작성일 : 2014-07-23 16:55:57

     어선(魚膳)은 동태나 대구, 민어 등 흰살 생선을 살만 넓게 떠서 각종 채소를 넣고 말아 찜통에 넣고 찐 한국 전통 음식이다. 궁중 음식의 하나로 양반가의 주안상에도 자주 올랐다. 어선에 쓰이는 생선으로는 여름철이 제철인 민어가 으뜸으로 꼽혔고, 대구, 조기 등의 담백한 흰살 생선도 많이 사용됐다.

    서남해안에서 이맘때 많이 잡히는 민어는 큰 것의 경우 길이가 1m가 넘는데 복달임 음식으로 사랑받았다. 그래서 온 백성이 좋아한다고 속칭 ‘국민 물고기’라는 뜻의 민어(民魚)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민어는 선어로 탈 없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생선이다. 옛날에는 여름철 전남 목포, 신안 등의 산지에서는 민어회로 먹고, 거리가 떨어진 서울 등지에서는 민어탕, 민어찜으로 먹었다. 어선은 민어찜에 해당된다. 민어는 비늘 말고는 버릴 것이 없어 민어 날껍질에 밥을 싸 먹기도 한다.

    어선 만드는 법을 살펴보자. 민어살은 얇고 넓적하게 포를 떠서 칼등으로 얇게 저민 후 채반에 올려 놓고 소금, 후춧가루와 생강즙을 뿌린다. 쇠고기는 곱게 다져서 갖은 양념을 한 후 센불에 볶는다. 표고버섯, 목이버섯, 석이버섯은 각각 물에 불려 잘 손질해 물기를 없애고 곱게 채 썰어 볶는다.

    당근은 5㎝ 길이로 채 썰어 끓는 소금물에 데쳐 식힌 후에 양념한다. 오이는 소금으로 껍질을 문질러 씻어 도톰하게 돌려 깎은 다음 당근과 같이 채 썰어 소금에 약간 절였다가 꼭 짜서 볶은 뒤에 양념해 놓는다. 달걀은 소금을 약간 넣어 황백지단을 부쳐 채 썬다. 잣은 비늘잣을 만들어 놓는다. 도마에 민어포를 올려놓고 칼등으로 누르면서 녹두 녹말을 뿌린다.

    준비한 재료를 가지런히 민어포 위에 올려놓고 김밥 말 듯이 돌돌 말아서 양끝에 녹두녹말을 곱게 묻혀 찜통에 넣고 물을 뿌린 다음 찐다.

    충분히 쪄지면 꺼낼 때에 다시 찬물을 끼얹어 잘 식히면서 살이 풀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김밥 썰기로 해 접시에 모양 있게 담아낸다. 겨자즙이나 초간장을 곁들이면 좋다. 민어로 만든 어선은 고급스러운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민어가 비싼 식품이므로 요즘에는 동태살을 이용해 같은 방법으로 김밥 싸듯이 해 만들기도 한다.

    이번 여름에는 정성스럽게 만든 어선 한 접시로 무더위를 시원한 바람과 함께 날려 보내면 어떨까.

    공주대 명예교수 · 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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